[春 光 乍 洩] HAPPY TOGETHER

Literally : Spring Light Leaking
Producer : Wong Kar-Wai
Director : Wong Kar-Wai
Screenwriter : Wong Kar-Wai
Cast : Leung Chiu-Wai, Cheung Kwok-Wing, Chang Chen
Running Time : 98 min

제작, 감독, 시나리오 / 왕가위
출연 / 양조위, 장국영, 장진


STORY..........
보영(장국영) 과 아휘(양조위)는 1995년 5월 1일 홍콩을 떠난다.

우리 다시 시작하자. 보영이 아휘에게 말한다. 보영과 아휘는 보영이 사온 스텐드에 그려진 이구아수 폭포에 가고 싶어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오지만 길을 잃고 자동차까지 고장난다. 사실 그날의 일들을 정확하게 다 기억할 순 없다. 이젠 나랑 있는 것이 지겹다는 말을 했다는 것 외엔 차라리 지금 헤어지고 다시 만나면 그때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 그 말은 두가지 의미가 있다. 둘은 고속도로에서 헤어진다. 텅 빈 고속도로에서 보영은 히치 하이킹을 한다. 혼자 남겨진 아휘는 얼굴을 감싸쥔다.

아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돌아와 탱고바 BAR SUR의 도어맨으로 일한다. 어느 날 밤 술에 취해 백인들과 들어오는 보영을 보게 된다. 보영은 백인 남자와 입을 맞춘다. 보영을 다시 만났지만 다시 시작할 생각은 없었고 다시 홍콩으로 돌아가고만 싶었다.아휘는 술을 마시고 있다가 일행과 차에 올라타는 보영을 바라본다. 보영이 탄 차 뒤로 그를 지켜보는 아휘가 있고 무심한 듯 담뱃불을 붙이던 보영은 아휘를 바라본다. 화장실 세면대에서 얼굴을 씻던 아휘. 갑자기 주먹으로 거울을 깨뜨린다. 탱고 바 앞 델리에서 샌드위치를 사먹던 아휘는 바에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보영이다. 어지러운 호텔 방 침대 위의 보영. 그는 천천히 호텔을 나선다. 어수선한 관광객들의 1회용 카메라로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아휘. 담배를 문 표정이 짜증스럽다. 그는 바의 화장실에서 보영과 마주친다. 보영은 무심하게 지나쳐 다른 남자의 차를 타고 떠나간다 .

아휘는 전화를 받는다. 또 보영이다. 아휘가 보영의 방문을 두드린다. 보영이 문을 열자 술병을 들고 서있는 아휘. 이미 잔뜩 술에 취해 있다. 들어와 할 말이 있어. 아휘는 고집스럽게 들어오지 않으려고 하지만 보영은 아휘를 끌어들이고 문을 닫는다. 무작정 키스하기 시작하는 보영을 아휘가 거칠게 뿌리친다. 할 말 끝났어. 이제 가. 이젠 그를 밀어낸다. 밀지마. 또 밀면 패버리겠어. 자신 있으면 내 목을 졸라. 아휘가 그를 침대에 쓰러뜨리고 목을 조른다. 그만! 개자식! 넌 뭐 잘났냐? 어서 옵쇼, 어서 옵쇼! 그게 뭐야! 난 아무것도 없어. 돈은 니가 전부 다 썼구. 돌아갈 돈이 필요한데 어떡해! 잠시 말없이 씨근대던 보영 보고 싶었어. 너무너무....아휘가 갑자기 술병을 집어 던진다. 나랑 지낸 시간을 후회해? 넌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죽도록 후회해. 나랑 있어줘. 같이 있었으면 좋겠어. 닥쳐! 아휘가 나가버리고 보영은 흐느낀다. 바의 입구에 쭈그리고 앉아 술을 마시는 아휘에게 보영이 찾아와 금시계를 주고 가버린다. 순간적으로 시계를 던져버린 아휘는 잠시 후 시계를 조심스럽게 줍는다. 엉망으로 얻어터진 모습의 보영이 아휘를 찾아온다. 그 시계 다시 돌려줘. 버스에 올라탄 두 사람. 아휘는 보영을 자꾸 뒤편으로 밀어보낸다. 보영은 시계를 준 것 땜에 맞았다고 말하지만 아휘는 누가 달랬냐며 오히려 되받아친다. 집이 어디야? 여기서 기다려. 아휘는 쓰리 아미고 바 앞에 보영을 세워놓고 시계를 가져온다. 담배 한대만. 돌아가려던 아휘는 담배를 준다. 다신 오지마.

누군가 아휘의 방문을 두드린다. 아휘가 문을 열자 온통 피범벅이 된 보영이 쓰러질듯 서 있다. 아휘에게 안겨 울음을 터뜨리는 보영. 병원 복도의 의자에 치료를 받고 난 보영이 앉아 있다. 아휘, 우리 다시 시작하자. 아휘는 대답하지 않는다. 집으로 오는 택시 안. 보영의 두 손에는 붕대가 감겨 있다. 아휘는 피던 담배를 보영에게 건네준다.보영은 아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어온다. 아휘는 보영을 자기 방으로 데려온다. 보영이 전등을 발견한다. 아직도 전등이 있네. 폭포 가봤어? 아니. 언제 우리 같이 가자. 아휘는 보영에게 침대를 내주고 자신은 소파에서 자겠다고 한다. 아휘는 보영의 옷에서 여권을 발견하고 자기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소파에 앉아 잠든 보영을 바라보는 아휘. 한참 후 그가 잠든 뒤 보영이 아휘를 바라보고 있다.

아휘는 손을 못쓰는 보영에게 음식을 먹여주고 몸을 씻겨준다. 침대에 이가 많아. 아휘에게 보영은 침대에 이가 득실거린다고 투정을 부린다. 아휘는 시트를 걷어내고 보영이 가리키는 곳마다 소독약을 뿌린다. 잠든 아휘를 보영이 깨운다. 담배가 떨어졌어. 사다 줄까? 아휘는 졸린 눈을 겨우 뜨며 말한다. 됐어. 포기한듯 보영은 재떨이를 뒤져 꽁초를 찾는다. 그걸 보고 아휘가 담배를 사온다. 보영은 아휘가 자는 쇼파로 와 같이 자려고 하지만 아휘는 그를 계속 피한다. 아휘가 없는 사이에 보영이 불편한 손으로 끙끙대며 침대와 소파를 붙여놓는다. 아휘는 돌아오자마자 침대와 소파를 다시 떼어 놓는다. 경고하는데 잔머리 굴리지마.

보영은 답답하다며 산책을 나선다. 아휘는 옷을 뒤집어쓴 채 보영을 따라가며 벌벌 떤다.둘은 결국 추위에 못이겨 돌아온다. 그러나 보영은 심한 몸살에 걸린다. 그런 그를 깨우는 보영. 일어나. 밥줘. 너도 인간이냐? 아휘는 담요를 머리 끝까지 뒤집어쓰고 밥을 짓는다.

부엌에서 보영은 아휘에게 탱고를 가르친다. 너는 항상 여기서 틀려. 혼자 연습해봐. 혼자 연습하는 아휘. 이제 한번 해보자. 보영과 아휘는 탱고를 춘다. 춤추던 두 사람은 서로 입술을 더듬으며 키스하다가 조금씩 서두르듯 애무하며 끌어안는다. BAR SUR의 문앞 복도에 앉아 술 마시는 아휘 앞에 택시 한대가 멈춘다. 백인 남자가 동양인 남자를 바에 끌고 들어간다. 흘깃 쳐다보던 아휘는 그가 보영과 함께 왔던 사내임을 알아차린다. 빈 병을 집어든 아휘는 곧장 바 안으로 들어가 그를 내리친다.

소리만으로도 이곳은 주방이다. 나는 소리만으로 어디인지 누가 무엇을 하는지 기분이 어떤지 다 알 수 있다. 아휘는 항상 전화를 자주 한다. 아마 상대는 애인일 것이다. 아휘는 지도를 보며 폭포를 찾는다. 여행가는 걸 부러워하던 장(장진)은 얼마쯤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월급을 세어본다. 때가 되면 집으로 돌아갈 거라는 장은 대만에서 어떤 이유 때문에 가출했다고 한다.

사귀는 사람 있어? 새벽 3시 30분. 아휘는 어리둥절한다. 보영이 추근대듯 곁에 바싹 붙어 앉는다. 분명 속이는 게 있어. 너는 어떻길래? 난 너무 많아서 다 말하기 힘들어. 약오르지? 아휘는 화가 나서 보영을 방에서 쫓아내지만 측은함에 다시 불러들인다. 그러나 보영은 계속 같은 질문이다. 몇명이야? 난 너랑 달라. 그는 집을 나가 버린다.

아휘는 식당에서 집으로 전화를 하지만 보영이 없다. 전화통화를 들은 장은 아휘에게 이상한 생각이 든다. 집에 오니 보영과 돈이 없다. 문을 열고 보영이 들어선다. 어디 갔었어? 담배 사러. 그렇게 빼입고서? 나가는 김에... 아휘가 테이블 가득 담배갑을 쏟아낸다. 이제 담배 사러 멀리 나가지 마. 그러자 쌓아놓은 담배갑을 보영이 왈칵 흐트려버린다. 아휘는 묵묵히 바닥에 떨어진 담배갑을 주워 정리한다. 그러나 그 후로도 보영은 자주 나가고 아휘는 그를 기다린다.

사실 보영이 빨리 낫지 않기를 원했다. 아픈 보영과 함께 한 시간들이 가장 행복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잠을 못이루며 늘 보영을 바라보거나 몸을 만졌던 것이다. 보영의 손이 다 나았다. 내 여권 어디 있어? 몰라. 보영은 방안을 엉망으로 만들면서 여권을 찾는다. 조용히 밥을 먹던 아휘가 웃음을 흘릴듯한 표정으로 보영을 쳐다보며 똑똑하게 말한다. 내가 가지고 있지만 돌려주기 싫어. 방을 뛰쳐나가는 보영. 그는 그렇게 떠난다. 그를 그리워하는 아휘.

아휘는 식당에서 일하며 장과 축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장은 영화를 같이 보러 가자는 여점원을 거절한다. 왜 같이 가지 않지? 몸매는 좋지만 목소리가 싫어. 난 여자 목소리가 싫어. 난 깊은 목소리를 들을 때 가슴이 뛰어. 넌? 상관없어. 좋으면 그만이지. 아휘와 술을 마시던 장이 골똘히 눈을 감고 있다. 피곤해? 저사람들 이야기를 들었어. 이유는 모르지만, 저 사람들 조금 있으면 싸우게 될거야. 순간 그 테이블에서 갑자기 싸움이 벌어진다. 대단한 귀네? 습관이야. 어릴 적 병으로 눈이 잘 안보이게 된 이후로 소리를 듣는 습관이 생겼어. 때로는 귀가 눈보다 사물을 더 잘 봐. 아무리 행복한 모습처럼 가장해도 그가 내는 소리는 가장 못해. 네 목소리도 슬픈 거 같아.

장은 대만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 전에 세상의 끝인 우슈아야에 가려 한다. 거기에 등대가 있는 데 실연당한 사람들이 많이 간대. 슬픔을 다 버리고 온대. 장은 아휘에게 워크맨을 내민다. 넌 여기서 유일한 친구였어. 목소리를 녹음해줘. 기념으로 가지려고. 사진은 싫거든.네 슬픔을 세상 끝에 묻어줄게. 장이 자리를 피해주고 아휘는 워크맨을 들지만 흐느낌만 있을 뿐이었다. 헤어지는 자리. 둘은 악수를 나누고 아휘는 장을 끌어안는다. 친해져서인지 모르지만 그때 내 심장소리만 들렸다. 그가 내 심장 소리를 들었을까?

유흥가로 나선 아휘는 거리를 걸어간다. 거리의 남자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다. 동성애를 위해 찾은 공중 화장실에서 아휘는 보영과 마주친다. 이곳은 더러워서 잘 오지 않는데 이런 곳에서 보영을 만날 줄 몰랐다. 나는 보영과 다를 줄 알았다. 사람이 외로우면 어쩔 수 없나보다. 보영을 만난 뒤로 다시는 가지 않았다.

그는 이제 홍콩으로 돌아가려 한다. 퇴직금을 받았다. 이제 빚을 갚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번 직장은 아버지가 소개한 곳이었다. 사장은 아버지 친구인데 회사돈을 빼내서 이곳에 왔다. 아버지께 너무 미안하다. 공중 전화에서 홍콩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건다. 아버지... 침묵 속에 아휘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곧 그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총총히 떠난다. 12월의 아르헨티나는 너무 덥다. 아버지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썼다. 항상 아버지와의 대화는 두렵다.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그날 아버지와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썼다. 우체통에 카드를 넣고 돌아가는 아휘.

도살장에 취직했다. 무엇보다 밤에 일할 수 있는 게 마음에 든다. 홍콩의 시간에 적응하고싶다.어떤 일은 계속해서 반복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영이 다시 여권을 달라며 전화를 했다. 돌려주기 싫은게 아니고 그를 다시 보기 싫었을 뿐이다. 보영과 마주치는 게 두렵다.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다.

어떤 일은 계속해서 반복된다. 최근에 다시 잠이 오지 않는다. 거꾸로 보는 홍콩은 어떨까? 보영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밤 늦게까지 일을 했다. 보영이 아휘에게 전화했을 때 아휘는 벌써 이사를 간 뒤이다. 드디어 홍콩으로 돌아간다. 보영에게 여권도 돌려주었다. 여권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갑자기 돌아가기 전에 폭포에 가보고 싶어졌다. 아휘는 혼자 차를 몰고 폭포를 찾아간다.

BAR SUR에 죽치고 있던 보영은 중년 남자의 탱고 파트너로 춤을 춘다. 방 안에서 껴안고 춤추는 아휘와 보영의 모습이 창을 통해 꿈처럼 비친다. 탱고 바 앞 보도에 주저앉아 새벽을 맞은 보영. 내리는 비 속에 보영은 술에 취해 서서히 쓰러진다. 시간은 23시 59분에서 0시 0분으로...

아휘의 방. 보영은 담배를 차곡차곡 정리한다. 방바닥을 닦으며 묵묵히 청소를 한다. 옛날 아휘가 앉았던 자리에 말 없이 앉아 있는 보영. 폭포그림의 전등은 여전히 그대로 있다. 불빛은 여전히 물줄기처럼 흐르고 있다. 보영은 북받치는 울음을 참을 수 없어 흐느낀다. 드디어 폭포에 도착했다. 갑자기 보영의 모습이 보고 싶다. 폭포 아래에서 둘이 있는 장면만 상상해 왔기 때문이다.

1997년 1월. 드디어 세상의 마지막 끝 등대에 도착했다. 이렇게 멀리 와 있으니 대만의 집에 가고 싶어졌다. 집과는 아주 먼 곳이지만 마음만은 아주 가까이 있다. 아휘의 슬픈 일을 여기에다 놓고 가주기로 했는데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 울음소리 같은... 이상한 소리만 들릴 뿐... 아휘가 보고 싶다.... 대만으로 돌아가기 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들렀다. 마지막으로 아휘를 한번 더 만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를 만날 수 없었다. 음악이 시끄러워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술집을 나왔을 땐 이미 해가 뜨고 있었다. 지금쯤 대만은 야시장이 설 시간이다.

등소평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텔레비전 화면이 보인다. 1997년 2월 20일, 나는 홍콩으로 가기 전 대만에 들렀다. 오랜만에 잠을 푹 잘 수 있었다. 일어나니 대낮이었다. 타이페이의 야시장에 나선 아휘는 이어폰을 꽂은 채 거리를 지나다 길거리 국수집에 들른다. 익숙한 야시장의 활기 속에 아휘의 표정도 홀가분하다. 국수집 안쪽의 거울에는 등대를 배경으로 찍은 장의 사진이 끼워져있다. 야시장엘 가봤다. 시장은 붐볐다. 장을 만나진 못했지만 그의 가족들을 만났다. 그가 왜 늘 행복한 표정으로 여행할 수 있는 지 알았다. 그에겐 아무때나 돌아와도 반겨줄 곳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진 어떠실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지. 홍콩으로 가기 전 전화를 거는 척 하면서 장의 사진을 몰래 훔쳐왔다. 언제 다시 만날진 모르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그가 보고싶으면 어디서 찾을지는 안다는 것이다.


Posted by 토마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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